안녕하세요. 여러분! 잔잔하게 책을 소개하고 리뷰하는 잔잔북의 현이입니다.
새롭게 책소개와 리뷰를 하는 컨텐츠를 블로그에서도 해볼까 해요.
처음 만나뵙게되어 반가워요 :)
오늘 소개하고 리뷰할 책은 [지대넓얕-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한 채사장님의 또 다른 도서인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입니다.
지대넓얕은, 인류사에서 중요한 흐름을 잘 정리해 알아듣기 쉽게 체계적으로 풀어낸 책이라 재미있게 봤었는데, 그 저자가 쓴 관계에 대한 책이라 더욱 관심이 갔고,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도 즐겁게 읽고 이렇게 리뷰하게 되었어요.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라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나와 누군가, 더 나아가 나와 세계가 연결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편하게 풀어낸 통찰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관계라는 것은 특별한 규칙이나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만큼, 전작에 비해서는 저자의 사적인 이야기와 생각이 많이 가미된 책이라 오히려 더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여겨지기도 합니다. 또한 저자의 사적인 이야기가 많이 가미되어 채사장이 어떤 인생의 경험을 하고 생각을 해왔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채사장의 책을 읽다보면 참 여러분야에 걸쳐 박식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것도 그럴것이 대학생 때 하루에 한 권의 책을 읽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런 저런 사업을 하던 도중 큰 교통사고를 겪어 동승자들이 죽고 본인도 크게 다치는 경험을 한 이후로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책에도 죽음 이후의 연결성에 대한 이야기, 관계에 대한 내용이 있는데 그런 이야기들이 녹아있는 것 같아요.
이 책은 전체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각각의 챕터가 루즈하게 맞물려 있어, 편하게 아무 페이지부터 펴서 읽어도 이해하는데 지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면 그 나름의 큰 흐름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실 거예요.
여러 가지 챕터중에 몇 가지 인상 깊었던 부분을 뽑아 리뷰하려 해요.
여행할 시간 30년이 주어진다면 (P75 ~ P79)
이 챕터는 채사장이 친한 후배와 마주 앉아 점심을 먹으며 얘기하면서 꼬리를 물고 흘러가는 생각이 이어져 있어요. 친한 후배가 아내와 함께 세계여행이나 다녀올까 하는 말에 선뜻 다녀와 라고 말하고 드는 이런 저런 생각들이 이어져요.
사실 흘쩍 그렇게 가버리는 여행은 다시 돌아왔을 때 쉽게 자리잡을 수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 하면서도, 그럼 지금의 일상을 그렇게 쉽게 못떠날 이유는 또 뭘까 싶어요.
보통 우리는, 역사에 대해 생각해볼 때, 몇몇의 유명한 인물들이 바꾼 드라마틱한 사건들로 기억하지만, 대다수의 유적에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고 적고 버리는 쓰레기와 같은 물건들이 나온다고 합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그저 자신의 삶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마음을 쓰며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라고 말하죠.
하지만 만약 우리에게 여행할 시간 30년이 주어진다면, 그래서 현재의 우리가 고대 이집트를 30년동안 있을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그 안에서도 하루하루 먹고살기 위해 연명하는 삶을 살까요? 아마 여행을 하겠지요. 경험을 쌓고, 추억을 만들면서. 다시 돌아갈 날에 가져갈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자 할거예요.
이 부분을 처음 읽고, 자신의 삶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마음을 쓰고 산다는 것과 그럼에도 한번씩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행을 가는 것 이라는 상반된 행동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요.
사실 어느것이 무조건 옳다 라고 하는 것이 가장 옳지 않은 주장이겠죠. 하루하루 소소해 보이는 것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다가 어느 순간 지금의 삶이 지치거나 지겨워지면 훌훌 털고 여행을 떠나서 삶을 약간 멀리서 여행자처럼 바라보는 것도 좋은 경험인 것 같아요.
단순히 일탈하는게 아닌, 여행자로서 삶을 바라보다 보면 나도 일상에 치여 발견하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사실 여행을 가서 가장 크게 얻어오는건, 인생샷이나 잠시 머리를 쉬게 하는 시간이라기 보다는 여행자의 시선을 경험하고 일상에 적용해보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살면서 종종 이렇게 되묻는거죠. 만약 내가 이 인생을 여행하고 있는거라면? 상상만으로도 나의 일상이 조금 달라 보이네요.
삶을 움켜쥐고 싶을 때 만다라를 생각한다 (P114 ~ P118)
티벳의 승려들은 고운 색색깔의 모래를 이용해 복잡하고 화려한 무늬의 만다라를 만듭니다. 만다라는 우주의 진리와 깨달음을 기하학적으로 나타냈다고 해요. 짧게는 며칠에서 몇 년까지 걸리는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많은 승려들이 집중하는 모습은 숙연함을 불러 일으킨다고 합니다. 만다라가 진정 아름다운 이유는, 경건한 자세로 집중하여 만다라를 만드는 승려들의 노력만이 아니라 완성되는 순간 미련없이 그것을 지워버리는데 있습니다. 지금까지 몇날이고 걸려 만든 노력의 산물을 남김없이 흐트러지게 만들어 버리죠. 그래서 만다라는 인생을 의미합니다.
<나의 모든 노력과 정성은 집착이 되어 모래처럼 쌓여가고, 우리는 이것을 붙들고 싶지만 결국은 금세 사라지고 만다. 그나마 한 줌이라도 움켜쥐고 싶지만 그것은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고 마는 것이다.>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많은 위로가 되었던 챕터라서 꼽아 보았어요. 티벳에서는 만다라고, 우라나라식으로 표현하자면 '공든 탑'이겠죠.
누구나 생에 걸쳐 공든탑을 쌓곤 해요. 삶을 열심히 살아보려는 사람일수록 공든탑이 무너지면 느끼는 좌절감이 더 크겠지요. 지금까지 노력해온 것이 다 덧없어 진다는 건 앞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해볼 의욕마저 상실하게 만드니까요. 하지만 그런 좌절을 좌절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무언가를 배우려 한다면 인생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깨우침이 아닐까 해요.
그걸 알았던 티벳승려들이 정성을 다해 만다라를 그리고, 바로 지워버리는 것 아닐까요. 어차피 다 사라질 것이라고 대충 대충 하지 않아요. 하나의 색을 채워도 정성껏 최선을 다하고, 끝나는 순간에는 미련없이 놓을 수 있는 것. 내가 노력한 모든 것이 그리 될 수 있다는걸 알고도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유지하는게 의연한 삶의 태도라고 생각해요.
책을 읽는다는 것 (P175 ~ P182)
우리는 대부분 글자를 알고 난 이후부터 다양한 책을 읽으며 언어를 습득하죠. 하지만 이 챕터에서 저자는 책을 읽는다는 것이 단순히 단어를 따라가는 행위가 아니라고 얘기하네요.
<독서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한글이 아니라 선체험이다> 라고 합니다.
책에서 무언가를 배우기보다 체험한 경험이 책을 통해 이해되고 정리될 뿐이라는 주장을 하며, 어린왕자를 예시로 들죠. 다들 어린왕자가 어른을 위한 동화로 유명하다는걸 알죠? 어릴 때는 그저 어린왕자가 여러 행성을 여행다니며 있었던 에피소드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커서 다시 읽다보니 사랑했던 사람과 가까워지고 멀어지는 과정을 아주 섬세하게 표현한 책이더군요.
첫사랑의 추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하고 이해할만한 주옥같은 대화들을 온전히 읽을 수 있게 되면서 어린왕자가 명작이라고 불리는 진정한 이유를 깨닫게 되지요. 그래서 그동안 책을 읽어오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살면서 충분한 경험을 해왔다면 어릴 때 그저 어렵다고 생각한 고전이 술술 읽힐거라고 하네요.
어릴 때부터 좋은 책을 많이 읽어둬야 한다는 기존의 생각들과 다른 주장이 흥미롭지 않았나요? 처음에는 의아하지만 저자의 주장을 찬찬히 읽다보면 충분히 납득할만 한 것 같아요. 저 역시 어릴 때 읽어야 하는 필독도서를 성인이 된 후에 읽고 나서야 깊은 감동을 받았던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예전에는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일 뿐인데, 여러 경험이 쌓이고 나서 읽으면 절절한 감동이 밀려들어와 역시 고전은 고전이구나 하고 감탄하게 됐었지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두려운 것도 있지만, 그만큼 세상을 더 경험하고 느끼면서 깊이있는 이해를 하게 되는 것 같아 마냥 나쁘지만도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게 치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인생을 더욱 잘 알게 된다는건 그것만의 축복이란 생각이 들어요. 어릴 때 무슨 맛인지 모르고 먹던 쌉싸름하던 음식들의 깊은 맛을 깨닫게 되는 것 만큼 귀한 일이 아닐까요.
끝나지 않을 노래를 부른다는 것 (P218 ~ P221)
‘영원’ 이라는 단어는 참 쉽게 쓰이지만, 절대로 쉽지 않은 단어이기도 하죠. 종종 아주 아득하게 먼 옛날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을까 궁금해지지 않나요? 당연히 많은 부분에서 현대인과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겠지만, 똑같은 감정을 느끼고 똑같은 고민을 했던 흔적을 보며 그래도 같은 인간은 인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1883년 터키 아이딘 지방에서 발굴된 원통형 비석에 기원전 200년전에 만들어진 악보가 발견되었대요.
현재에도 재현할 수 있는 온전한 악보로 발견되어 인터넷에서도 쉽게 들어볼 수 있는데, 세이킬로스라는 사람이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그녀에게 헌정한 곡으로 그 기원까지 돌에 새겨져 있었다고 합니다.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살아있는동안, 빛나라
그대여 결코 슬퍼하지 말라
인생은 찰나와도 같고
시간이 마지막을 청하게 되리니
세이킬로스는 사랑한 이를 잃고 슬픔에 빠졌지만, 어느 순간 진리를 깨닫고 이 노래를 만들었대요. 오랜 시간이 지나 이 노래를 듣는 현대인들은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으로 가득했던 세이킬로스조차 이 세상에 그 어떤 흔적조차 남지 않은 채 사라졌다는걸 알죠. 그가 살던 삶은 긴긴 시간 후에 보면 참으로 찰나의 순간일 뿐입니다. 오로지 짧은 이 노래만이 그가 가지고 있던 슬픔을 나타내 주네요.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세상을 스쳐지나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찰나와 같은 인생 속에서 수많은 괴로움을 안고 살았을까요?
삶은 찰나와 같아서 슬픔에 빠져있지 말고 빛나게 살아야 한다. 가장 오래된 악보를 가진 이 노래가 긴긴 시간이 지나도 감동을 주는 건 이미 수세기 전에 깨달은 너무나도 인간적인 진리 때문이겠죠. 영원히 사는 사람은 없지만, 영원히 존재하는 진리는 있으니까요. 물론 살다보면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많겠지요.
먹고 사는게 빠듯하고, 사랑하던 이 때문에 슬퍼지고, 아무리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어 보이는 많은 괴로움이 있겠지만 수천년 전에 이미 그걸 겪어봤던 사람이 우리에게 진리를 알려주었습니다. 살아있는 동안 우리 모두 빛나길 바랍니다.
자기 안에 우주를 담고 있는 수많은 존재에 대하여 (P246 ~ P252)
복잡한 일이 해결되고, 좋아하는 을지로입구역에서 명동성당까지 걷는 길에서 저자는 하나의 깨달음을 얻습니다.
앞서서 저자는 의식을 ‘지금 당신 앞에 펼쳐진 세계, 그리고 그것을 보는 자’ 라고 설명했었어요. 눈을 뜨거나, 감거나, 끔을 꾸거나, 상상을 하거나, 어쨌든 무언가를 보고 있는 이 의식은 우리의 신체가 정지해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해요. 뇌가 정지하고 의식이 어두운 곳에서 조용히 있는 것 같아도 어떤 조건이 맞아 떨어지면 웅크리고 있던 씨앗이 발아하듯 다시 발현되리라 여기지요.
그렇게 의식을 가지고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다, 다시 눈을 감고 긴긴 시간이 지날지라도 그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발현할 것이라 합니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존재가 긴긴 영원의 시간속에서 잠깐의 찰나에 함께 하고 있는 귀한 존재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지요.
고대 인도인들의 가르침, <‘네가 그것이다’ 네가 너의 본질인 아트만이고 동시에 우주의 본질인 브라흐만이다. 네가 바로 그것이다.>
이 가르침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는 귀한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이 책의 마지막 챕터이자 저자가 가장 이야기 하고 싶었던 점을 꼽고 있어요. 기본적으로 저자는 삶이 윤회한다는 관점에서 이야기 하고 있네요.
살아온 모든 사람은 자기 내면에 우주를 가지고 있어요. 넓고 넓은 우주를 품은 채 신체가 나이들어 소멸해도 의식은 떠돌다 어느 순간 발아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다시 싹을 틔운다고 여기네요. 그리고 그런 삶을 반복하며 지금 본인을 스쳐 지나가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게서 많은 우주가 느껴졌다고 해요.
그리고, 그런 우주에서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고 마무리가 되네요. 인생의 마지막에 대한 입장은 각기 다르지만 한 사람 한 사람 안에 우주가 있고, 우주가 우주끼리 만나는 인연을 소중히 여겨야 된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가치있는 메시지를 남기고 있는 것 같아요. 흔하게 듣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다’ 라는 말을 충분히 풀어 설명해줘서 더욱 와닿았네요.
잔잔북이 읽어주는 책 잘 들으셨나요?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는 다양한 생각이 뒤섞인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하나의 의미를 내내 담고 있는 것 같았어요.
한 줄로 정리하자면 지금 내가 사는 삶에 최선을 다하되, 마지막에 있다는 것을 잊지는 말자. 하지만 마지막이 끝은 아니고 우리는 다시 또 만날 존재들이다‘ 라고 할 수 있겠네요.
마지막이 있다는 것을 의식하면 기본적으로 두 가지 마음이 들어요. 어차피 다 끝나고 소용없을거, 대충하자 라는 마음과 저기에 끝이 있으니 그때까지만이라도 열심히 해보자. 라는 상반된 마음이 들기 마련이죠. 무엇이 더 삶을 잘 사는 방법일까요? 지금의 삶은 끝나더라도, 우리의 의식은 영원히 존재해 언젠가 또 다른 의식의 존재를 만날 것이라는 건 인생을 넘어 더 긴긴 시간을 산다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알려준답니다.
더불어, 찰나와 같은 지금의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그 짧은 시간을 함께하고 있는 모든 존재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얘기해주며 마무리를 하고 있어요.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살아가면서 소홀히 하는 관계, 함부로 하는 관계 역시 쉽게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냥 스쳐가는 사람들이라도 얼마나 소중한지, 무한한 우주와 영원이란 시간 속에 스쳐간다는게 얼마나 대단한지 알려주며 관계에 대해 겸허한 자세를 가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현실적, 효율적, 합리적인 이야기는 아닐지라도 수 많은 현인들이 깨달았던 지혜에 근접한 인생의 태도를 조곤조곤 우리에게 말하는 책인 것 같아 읽고 나서도 살면서 종종 생각이 나더라구요.
여러분에게도 그런 책의 교훈이 되길 바라며 읽어드린 책,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였습니다.
그럼, 이번 잔잔북은 여기서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잔잔한 감동을 느끼셨길 바라며, 다음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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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책 리뷰]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 관계에 대한 통찰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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